안녕하세요. 오늘도 이전 편에 이어서 공장 알바 후기를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장 일이라는 것이 단순반복 작업이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는 쉽게 그 자리가 누구라도 대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조금 우울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처음 알바를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식당 간이 건물 왼쪽으로는 공사중인 건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그 건물이 공장을 한 동 더 짓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건물이 완공되는 것은 공장에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자동화 설비 기계를 싹 들여놓은 신공장을 건설하는 중이었어요.
출근을 하니 무언가 쎄에--- 합니다.
뭔가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제가 일하는 라인도 이모님들이 뭔가 말 수가 적어지시고 좀 어색해지고 대면대면 해야 한다고 해야하나?
그때 최고참 이모님이 말을 거십니다.
이모님 : OO이(저)는 반장님이 무슨 말 없으셨어??
나 : 무슨 말이요? 아무말씀 없으셨는데요~. (반장님이랑 말 섞어 본 적도 음슴ㅎㅎ)
이모님 : 왜 여기 공장 한 달 뒤면 새 공장 기계로 다 바뀌잖아. 그래서 일할 사람 따로 말 해주는 것 같은데~.
베일에 가려진 내막을 좀 듣고 유추해보니,,,
이 공장에 일하는 사람이 대략 200여명이 넘는데 기계화 설비가 도입되면 그 라인 옆에서 일할 몇명만 남고 다 짜른다는,,, 이야기 였고 그 일할 몇명을 반장님께서 뽑고 계신다는 카더라 통신이었습니다.
저는 이모님 이야기를 다 듣고는 "아 저 한테는 아무말 없으셨어요~! 그리고 저는 처음 알바 시작할 때 짧게 일하려고 왔던 거여서요!!"
이모님 : 아 그래?? OO이는 뭐 할껀데?? (이곳에 비밀은 없다,,ㅎㅎ)
나 : 아 저 좀 뭘 배우고 있는지라 컴퓨터 관련된 것이에요~! 짧게 일하고 다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알바비 받으면 컴퓨터 부품 살게 있어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모님 : 다행이네. 그래 젊을 때 뭐 하나라도 더 해놓고. 더 배우고. 이런 일은 여기 40대 50대 이모들이나 하는 거지 젊은 사람이 이런 일 하면 못써. 한창 젊을 때 더 경험해보고 그래. 우린 나이가 들어서 이젠 써주는 데도 없어ㅠㅠ~
옆에 계신 이모님들도 한마디씩 거드셨다. 그래 OO아 OO이모말이 백번 맞아.
네... 지금 와서 돌이켜봐도 저 때 좋은 말씀 정말 감사했습니다. 진짜 어른으로서 조언을 해주신 것 같아요.
전 오래 일할 마음으로 온 것도 아니었기도 하고 공장일을 절대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너무나도 진입장벽이 낮고 쉽게 대체될 수 있기에 말씀해주신 것 잘 알고 있어요. 뼈에 새기고 갑니다!
어김없이 일 - 쉬는시간 - 일 - 쉬는시간 - 일 - 점심식사 - 일 - 쉬는시간 - 일 - 저녁식사 - 일의 사이클을 돌리고 있을 때 쯤이었어요. 저녁 먹고 대략 6시반쯤이었나?
한창 일하고 있었는데 반장님이 제 옆에서 서성거리셨어요. 뭐지?? 근데 이모님들이 자꾸 반장님을 의식하는 것이 느껴졌어요...ㅠㅠ
그때 반장님이 저에게 슬며시 작은 소리로 "혹시 3개월 더 일해줄 수 있나?" 물어보시는 겁니다! (이모님들이 얘기하는 것이 이것이구나~)
- 저요?
- ㅇㅇ. 한 앞으로 3개월 정도 더 할 수 있느냐고.
- 아 저는 다음주나 다다음주 정도면 일을 못나와서요. 못 할 것 같습니다.^^
- 왜? 뭐 하는 거 있어?
- 네. 원래 하는 일이 좀 있어서요.
- 그래. 알았어. (근데 표정이 좀 아쉬운 듯 해 보이셨어요.)
옆의 계시던 이모님이 "뭐라셔?"
저는 "저보고 3개월 더 일할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아 정말?? 부럽다. 나한테는 안물어보시네.ㅠ"
그 사이 쉬는 시간이 되었고. 이모님들의 토크 주제는 "반장님이 더 일할 것을 물어보셨나??!!" 였습니다.
그 때 제 옆의 이모님이 "우리 라인 애기(접니다. 여기선 20대가 애깁니다...허허)한테 물어보시드라."
다른 이모님들이 "그래 젊은 사람 쓰고 싶어하지." 하시면서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물어본사람이 있고 안물어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근데요... 물어본 사람의 연령대는 40대이거나 40대 미만이었습니다. 안물어본 사람은 50대 이상이구요.
제 옆의 이모님이 50대이셨는데요. 딸 2명 다 키워놓으셨고 장성해서 서울에서 둘 다 직장생활중이고 주말부부시고 집에서 혼자있기 너무 심심해서 일 다니시는 거였어서.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은 것을 참 아쉬워 하시더라고요.
저도 안타까웠습니다. 왜냐면 누구보다 열심히셨거든요.ㅠㅠ 집에 혼자 있으니 우울증도 걸릴 뻔 하셨다는데 이곳에 일 다니니 다른 이모님들과 수다도 떨 수 있고. 밥도 맛있고. 잠도 잘자고. 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다 해주셔서 이모님에게 공장일이 제가 느끼는 것과는 참 다르구나 느끼고 있었는데. 제가 다 아쉽고 그렇더라구요.
안 올 것 같은 퇴근시간이 되었고.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신발을 바꿔신고 퇴근 지문을 찍으러 달렸습니다.
퇴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게 약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던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챙기시고 행복하세요~!
다음화에 계속...! 대망의 마지막편 보러가기
아직 이전 후기를 못보셨다면 아래를 클릭해주세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마트 케이크 - 청주우리마트 9900원짜리 초코케이크 먹어봤어요 (0) | 2022.01.04 |
---|---|
코로나 진단키트 공장 알바 후기 - (7) : 마지막편(급여공개) (5) | 2022.01.04 |
코로나 진단키트 공장 알바 후기 - (5) (6) | 2021.10.13 |
코로나 진단키트 공장 알바 후기 - (4) (2) | 2021.10.13 |
코로나 진단키트 공장 알바 후기 - (3) (0) | 2021.09.25 |